【대구=뉴시스】나호용 기자 = 부모님의 병간호를 위해 4시간이 걸리는 고향집에서 등·하교 하는 효자 대학생이 있어 화제다.

수업과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단 하루도 지각이나 결석을 하지 않은 ‘효자 대학생’의 주인공은 수성대학교 사회복지과 1학년 류지훈(19·경남 합천군 야로면 하빈리)씨다.

그는 지난 3월 입학할 때에는 학교 기숙사에 들어가려고 했었다.  

그러나 평소 무릎이 아파 고생하던 어머니(임윤자·51)가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악화되자 병간호를 위해 기숙사 입사 대신에 집에서 등·하교하기로 생각을 바꿨다.

외동인데다 아버지(류정호·61)가 사고로 한쪽 다리를 거의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병간호와 집안 살림을 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매일 4시간 이상 걸리는 등하교는 처음엔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한 후 시외버스와 지하철을 이용, 등교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에는 솔직히 너무 힘들었습니다. 하루 4시간 이상을 등하교에 시달리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지만 제가 아니면 어머니 간호와 집안 살림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고향집을 떠날 수 없었습니다”고 말했다.

대신 스스로 다짐했다.

간호와 집안 살림을 핑계로 공부에 소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결석은 물론 지각도 결코 하지 않기로 스스로 약속했다.

이같은 결심 덕분에 지훈이의 출석부는 깨끗하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지각이나 결석이 없다.

성적도 상위권에 속할 정도로 좋은 편이다.

“4시간 등하교 시간을 활용해 공부를 하고, 친구들도 많이 배려해 줘 오히려 공부에 집중하는 것 같다”고 했다.

지훈씨의 1주일중 쉬는 날은 없는 셈이다.

평일에는 학교로, 주말에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부모님께서 생활 능력이 없으시기 때문에 힘들지만 아르바이트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가 이처럼 힘들게 공부하고 있지만 좀처럼 내색하지 않는다. 사회복지과 이우언교수는 “지훈이가 내색을 하지 않아 이렇게 힘들 게 공부하는지 몰랐는데 최근 학생들을 통해 사정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복지사 공무원이 돼 고향에서 근무하는 게 꿈이다.

부모님처럼 어렵고 힘든 어르신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서다.

최근 그의 이같은 사정을 안 김선순 총장은 27일 총장실로 불러, 금일봉을 주면서 격려했다. 사회복지과 교수들도 십시일반 보테 김군에게 격려금을 전달했다.

김 총장은 “효가 무너지는 사회에서 지훈이 같은 학생이 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다”며 “학교를 다니는 과정이 다른 학생들보다 많이 힘들겠지만 무사히 공부를 마치고 자신의 꿈을 꼭 이룰 수 있도록 대학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